Talking About  :  오징어 볶음
  Name  :  꾸미

오늘의 도시락 반찬은 오징어 볶음이었다
점심식사는 하루의 일과를 구분짓는 중요한 시간이다

아내가 정성스레 싸준 도시락은 여느 식당에 비할바가 못된다
오늘도 기분좋은 점심을 먹고 남은 여유의 시간을 즐긴다

전에도 이야기한 듯 하지만
한국인 혼자 겜바(사이트)에 나가 있기는 처음이다
사내식당이 있던 시나가와에서는 일본인들과 점심을 하긴 했지만
주위에 식당을 찾기 어려운 데다가 싸지도 않는데다가
어차피 각개전투의 분위기에서는 집에서 싸들고 온 도시락이 최상이다

대학교를 아직 다니며 사회경험이 없을 때에
사회에 우리들보다 먼저 사회경험을 하게 된 여성동무들에게 물어본 기억이 있다
도대체 회사에서는 무슨 일을 하느냐고 어떤 업무가 있길래
출퇴근시간을 결코 지켜가면서 혹은 잔업을 하면서까지 열심히 일하냐고

하루에 8시간이상동안 책상에 앉아서 혹은 돌아다니며 하는 일은
도대체 무엇이며 그 많은 시간을 매일 어떤 생각을 하며 보내는 지가 참으로 궁금했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하며 움직이여야 하는 존재이기에
어떤 생각들을 하며 일상을 만들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육체적 노동을 하는 직업들이야 눈에 보이기에 어느 정도 이해가 되겠지만
눈에 잘 안보이는 일들을 하는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며 무엇을 보여주기를 원하는 가를 알수 없었다

막상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도 그러한 의문은 비슷했다
이렇게 많은 시간들이 내게 주어지는데 '요즘 뭐해?' 물어보면
'그냥 그렇지 뭐' 혹은 '똑같지 뭐' 라는 푸념섞인 자조적 답변이 왠말이던가

요즘 신문에 10%정도의 사람만이 자신의 일에 만족을 한다는 설문조사를 보았는데
왜 즐거워 하지도 않으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없이도 남들 하듯이 일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 있는 것인가
그렇게 남들의 흐름에 흘러가다보면 어느 순간 급물살을 타다가 낭떨어지를 만날 때에
누구에게 무어라 항변할 수 있단 말인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하는 일에 대하여

중고딩들이 물어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대답해야하고
혹여 초딩이 이야기하더라도 그들의 언어로서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매일 같은 일상이 아닌 오늘의 특별함을 찾아내야하고
오늘만의 의미를 깨달아야만 한다

등산을 할적에 표지판을 보면서
현재의 위치를 알고 가야할 방향을 놓치지 않고 가고 있을 때
힘들때에 견뎌낼 수 있는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기록을 세운다고 집뒤에 있는 산을 경쟁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중에서 길을 잠시 잘못들어 한시간이상을 헤매며
내려가다가 전혀 다른 동네를 가게 되어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온적이 있었다

그렇다
어디인지 모르고 그러겠거니 하며 산길을 가다가보면
정반대에서 내려와서 비용을 부담해서 원위치로 돌아오게 될 수도 있고
더 심한 경우에는 정반대에서 더 이상 못 돌아올 수도 있는 최후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금요일 오후가 가장 즐거운 것은 알겠는데
일요일 저녁이 왜 가장 두려운가

학교다닐때에는 그러했던거 같다
아침에 교회를 갔다가 점심을 먹고
한참을 놀다보면 어느새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고
내일 일찍부터 시작되는 학교생활이 힘겹게 느껴졌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그러했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

새벽을 나의 시간으로 생각하면서부터
일요일 저녁이 되면 내일 새벽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이 생기었다

하루의 시작을 아침부터 아닌 새벽부터라고 아니 전날 밤부터라고 생각하면서
하루 하루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다
시간을 나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뜻하지 않던 그러하던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삶에 늘상 일이 많아서 다른 사람이 그 시간을 계속 쓰고파 하는 이도 있는 반면
주어진 일의 분량을 다하고 남은 시간을 자신이 채워야만 하는 사람도 있는거 같다

후자에 속한 나는 스스로 시간을 채우는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은 그렇게 되기 위한 삶의 꼼수를 펼쳤는지도 모른다
아니  정확하게 말을 하면 나는 그렇게 되도록 선택되어졌다

원한다고 다 얻어지는 것도 아니요
원하지 않는다고 다 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상의 흐름이 아닌 또 다른 세계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현재 나의 위치를 냉정하게 바라보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그것을 하되
분명 어제와 다른 나를 , 한 계단 더 올라가 있는 나를 표시하자
시간이 흘러가고 있음을 즐기자 분명 이는 나의 편이 될 것이다
나는 열심을 다하지만 결과는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자

내일의 점심이 되면 단지 도시락 반찬이 오징어볶음에 다른 것으로 바뀜만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힘이 달라져 있을 것이고
돈의 흐름을 더 많이 꾀고 있을 것이며
책에서 얻어지는 지식과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얻게 되는 세상의 힌트들이
나의 미래에 방대하게 쓰여질 것을 믿는다

혹여 내일 도시락 반찬이 오징어볶음일찌라도
오늘 점심에 먹은 오징어볶음과는 또 다른 느낌의 오징어볶음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 먹었던 것은 추억으로 지나가고 새로운 점심시간을 즐거움으로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대에 들어서며~
기도 요청 - 오늘은 수능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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