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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기에는 오랜 시일이 걸렸다. 어린 왕자는 나에게는 여러 가지를 물어 보면서 내가 묻는 말은 조금도 귀담아 듣는 것 같지 않았다.
어쩌다 우연히 하는 말로 차츰차츰 모든 것을 알 게 되었다. 가령, 그가 내 비행기를 처음 보았을 적에 ― 내 비행기는 그리지 않으련다. 그건 내가 그리기에는 너무도 복잡한 그림이니까 ―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물건은 뭐야?"
"이것은 물건이 아니라 날아다니는 거야. 비행기야, 내 비행기."
나는 어린 왕자에게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랬더니 어린 왕자는 소리쳤다.
"뭐! 아저씨가 하늘에서 떨어졌어?"
"응."
하고 나는 겸손히 대답했다.
"야! 거 참 재미있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아주 유쾌하게 깔깔대며 웃었다. 그것이 몹시도 내 비위를 건드렸다. 나는 사람들이 내 불행을 비웃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 어린 왕자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럼 아저씨도 하늘에서 왔군. 아저씬 어느 별에서 왔어?"
나는 신비로운 그의 존재를 알아내는 데에 어떤 서광이 비침을 깨닫고 갑자기 물었다.
"그럼 너는 다른 별에서 왔니?"
그러나 그는 내 말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비행기를 들여다보면서 머리를 까딱까딱했다.
"하긴 아저씨가 그걸 타고 그리 멀리서 오진 못했겠군."
그리고 그는 오래오래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는 내가 그려 준 양을 주머니에서 꺼내더니 그 보물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른 별들에 대해서 약간 내비치기만 한 이 속내 이야기가 얼마나 내 마음에 걸렸겠는가? 그래서 나는 좀더 알아보려고 무척 애를 썼다.
"얘야, 너 어디서 왔니? 네 집은 어디냐? 내 양을 어디로 가져 가려고 그러니?"
그는 묵묵히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런 대답을 했다.
"아저씨가 준 상자 말이야. 그게 밤에는 양의 집이 될 테니까 잘 됐다."
"그렇고 말고. 그리고 네가 얌전하게 굴면 낮 동안에 양을 매어둘 고삐도 줄테다. 말뚝도 주고."
이 제안이 어린 왕자의 마음에 들지 않은 듯했다.
"양을 매둬? 참 망측한 생각인데!"
"하지만 매두지 않으면 아무데로나 가버려 길을 잃고 할 게 아니냐."
그랬더니 이 친구는 다시 한 번 깔깔 웃었다.
"아니, 가긴 어디로 가?"
"어디로든지, 곧장 앞으로……."
그랬더니 어린 왕자는 웃음을 거두고 진지하게 말했다.
"괜찮아, 내 집은 하도 작으니까!"
그리고 약간 서글픈 생각이 들었는지 덧붙여 말했다.
"앞으로 곧장 간대도 별로 멀리 갈 수가 없어……."